최근 제주 지역의 개발이 활성화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특유의 목축경관을 조성해온 ‘마을공동목장’이 위기에 놓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을공동목장은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제주도의 유산이다. 해발 200~600m의 중산간 지대에 분포한 자연초지로 고려 말 몽골이 ‘탐라목장’을 설치해 군마를 기른 것에서부터 비롯됐다고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는 마을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공동목장조합이 조직돼 공동목축이 이루어졌다. 이후 마을공동목장은 지역 공동체의 자산이자 제주도 특유의 목축경관을 조성하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그러나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박완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천안을)이 2019년 국정감사를 앞두고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 65개소였던 마을공동목장은 10년 사이 14개소나 해체돼 최근 51개까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제강점기인 1943년 마을공동조합 수 123개와 비교하면 조합 수는 58.54% 감소했으며 최근 10년간 매각된 마을공동목장 부지는 1,066ha로 약 323만평에 달한다.
실제 마을공동목장은 현 기준 평균 면적이 112ha(34만평)로서 필지가 넓어 대규모 단지 개발을 위한 토지매입이 수월하다는 이유로 부동산 개발사업자들의 매입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 서귀포시 표선면의 세화‧토산목장은 291.6ha에 달하는 넓은 부지를 소유하고 있었으나 2015년 ㈜부영에 대부분의 토지를 매각했고, 제주시 용강목장은 지난 2017년 86ha의 부지를 중국 JS그룹에 매각했다.
마을공동목장조합 해체 및 목장용지 매각은 마을 공동체의 존립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사회‧환경‧문화적 손실이 될 수 있다. 특히 중산간 지대의 개발행위는 지하수 오염과 경관 훼손, 환경 파괴 등과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많은 우려가 제기돼왔다.
박 의원이 제주특별자치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마을공동목장은 52개소로 전체면적은 5,832.4ha다. 이 중 국공유지가 1,467.3ha로 25.16%를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74.84%인 4,365.1ha의 부지는 모두 사유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박완주 의원은 “마을공동목장은 제주도의 그림 같은 풍경을 지켜주고 있다”며 “제주도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마을공동목장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유지 단계적 매입, 국공유지 임차료 인하, 목장 기반시설 개보수 지원, 경관보전직불금 지급 등 대안을 강력히 추진해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제주도는 현재 마을공동목장을 국가중요농업유산으로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나하은 k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