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방역

한돈협회 “농가부담 가중시키는 '모돈이력제' 반대” 성명

"수급조절, ASF방역 목적 불분명... 축산물이력제 법적취지도 맞지않아"
농가들 "모돈이력제는 시범사업의 탈을 쓴 꼼수행정! 탁상행정의 전형"

한돈업계의 반대에도 아랑곳없이 농림축산식품부가 내년 예산에 모돈이력제 시행을 위한 예산 66억원이 배정됐다.
대한한돈협회(회장 하태식)는 정부의 모돈이력제 추진이 현장의 부담만 가중해 농가경쟁력을 약화시킬 개악(改惡)이자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모돈이력제 시범사업 추진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모돈이력제는 소 이력제와 같이 모돈의 등록과 폐사, 이동(출하)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신고를 하고, 모돈 개체별로 개체식별번호를 표시한 귀표(이표)를 부착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소와 돼지는 그 사육방식이 확연히 다른 동물이다. 모돈 이력제 도입은 그 효용성은 놔두고라도, 실현 가능성마저 의문이기 때문에 사육현장에선 지속적인 반대의 목소리를 전달해왔다.

먼저, 올해 6월말 기준 전국에서 사육되는 모돈은 120만마리에 이른다. 한 농가당 평균 300마리의 모돈을 사육하고 있는 셈이다. 모돈 이력제가 도입되면 각 농가는 모든 모돈에 귀표 등을 부착하고 후보돈과 모돈을 분류해 등록해야 하는데 종부·분만·이유·폐사·출하 등 모돈에 대한 사육 상황에 매번 변동이 있을 때마다 이를 기록하고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한우와 달리 돼지는 군집사육 동물로 사육기간이 짧고, 농가당 사육두수도 많고, 연간 출하두수, 분만두수 등이 한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일이 많아 농가에서 직접 모돈의 개체별 관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에서 돼지에서 농장별 이력제(문신기)가 시행되고 있다.

또한 현재 한우의 경우 농·축협에서 대행해주고 있으나 돼지의 경우 대행이 어려워 현실적으로 농가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특히 고령 관리자와 비전산관리 농가가 많은 현실에 비춰볼 때 사실상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강요하는 것이다.

지난 7월 정부는 농식품 공공데이터 개방 확대 계획을 밝히며 모돈이력제 추진 목적이 축산물수급 예측을 위해 추진한다 밝혔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 현재 돼지 수급전망은 국책연구기관인 농촌경제연구원(KREI)가 담당하고 있는데 농경연이 참고하는 모델이 바로 한돈협회가 개발한 한돈팜스이다. 현재 한돈팜스를 이용한 전산성적 및 수급전망은 매년 95%이상의 정확도를 보여 왔으며, 한돈협회가 지난 2020년 11월 개발한 ‘돼지이력정보기반중장기관측모델’은 2021년부터 농경연(KREI)에서 이미 중장기 전망모델로 폭넓게 활용할 정도로 신뢰도가 높은데도 뜬금없이 모돈이력제를 통한 수급예측을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정부가 밝힌대로 수급예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현재 실시중인 농장별이력제 운영·관리의 효율화를 도모하는 한편, 현재 한돈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한돈팜스’를 정부지원 등을 통해 고도화를 추진하여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9월 ‘22년도 정부예산을 발표하면서 정부는 모돈이력제 도입의 이유로 ASF 발병률이 높은 모돈을 개체별로 관리하여 예방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질병 발생 시 정확한 역학조사로 방역 효율성을 제고하겠다 밝히고 있지만 수급예측이라는 명분이 빈곤하자 당초 이력제 본연의 취지에서 벗어난 이유를 도입 근거로 갖다대는 것 또한 궁색한 변명일 뿐이다.

ASF 방역을 위해 개발된 ASF 백신도 없는데도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모돈이력제를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앞뒤가 안맞는 정책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더욱이 지금까지 알려진 모돈이력제 시범사업 내용을 살펴보면 전국의 3천500여호, 모돈 100만여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라는 표현만 빌렸을 뿐 사실상 전면시행하겠다는 꼼수라며 비난수위를 높이고 있다.

과거 법률안 마련전 시범사업으로 추진한 쇠고기이력제나 돼지고기 이력제의 경우에도 축산물이력법의 목적에 적합하도록 계획을 수립 후, 장기간(3∼4년)의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법률을 제정하여 제도를 시행하였는데 왜 모돈이력제만 이렇게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것인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현행 축산물이력법에 돼지의 개체식별번호부여는 종돈에 한정한다라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아래 전 농가를 대상으로 전 모돈에 대한 개체별 이력제라는 강제 의무를 부여하려는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정부의 모돈이력제는 정책적 실효성이 전혀 담보되지도 않았는데 정책의 수혜자가 되어야 할 농민에 부담만 가중시킬 우려만 큰 현장 여건과 괴리가 있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것.

이에 대한한돈협회는 한돈농가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진행되고 있는 정부의 모돈이력제 추진 시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박시경 k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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