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농어업회의소를 신설·지원하는 내용의 농어업회의소법안(이하 ‘회의소법안’), 한우산업을 지원하는 내용의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이하 ‘한우법안’)이 가결되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한 정부는 그간 ‘회의소법안’은 기존 농어업인 단체와의 기능이 중복되고, 소모적인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가 있고, ‘한우법안’은 축종간 형평성 및 입법 비효율 등의 문제가 있어 반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야당은 국회 농해수위 등에서 두 개 법안을 계속하여 일방적 강행 처리하였고, 4월 18일 야당 단독으로 본회의 부의 요구 의결 이후에도 정부가 많은 우려를 표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수정 없이 본회의를 통과시켰습니다.
두 법안은 시행될 경우 다음과 같은 문제가 우려됩니다.
◈ 회의소법안 시행시 정부 우려?
첫째, 2010년부터 일부 지자체에서 농어업회의소가 운영되고 있으나, 우리나라 여건에 맞지 않는 제도적 한계가 있습니다.
지역 농어업인들의 참여가 저조하고, 지자체 예산에 재정을 의존하고 있어 자율성에 기초한 독자적 운영이 거의 어렵습니다. 또한, 많은 회의소들이 정치적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내 불필요한 갈등을 초래하는 등 민의 수렴과 정책 반영이라는 고유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둘째, 기존 농어업인단체 및 농협・수협 등과 역할 및 기능 중복으로 옥상옥 등 비효율을 초래합니다.
과거 난립해 있던 농어업인 단체들은 ’13년 이후 주요 연합체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재편되어 정책 결정에 참여하고 있어 농어업회의소와 같은 별도 조직의 설립은 중복성과 갈등만 초래할 뿐입니다.
셋째, 회의소법안 제정에 대해 운영주체가 되어야 할 농어업계의 반대 입장이 매우 큰 상황입니다.
국회 상임위에서 법률안이 강행 처리된 이후 102개 주요 농수산 단체들은 법안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원점 재검토를 공식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농어업인단체의 이견과 반대가 큰 상황에서 법이 제정될 경우, 정상적으로 법을 집행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과 혼란이 매우 클 것으로 우려됩니다.
결국 무리한 입법 추진으로 인한 농어업계의 소모적 갈등유발이 예상되는 만큼 재논의가 필요합니다.
◈ 한우법안 시행시 정부 우려?
첫째, 한우산업만을 육성하기 위한 ‘한우법안’ 제정시, 현재 한우를 비롯해 특정한 축종에 치우지지 않는 축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한 기본법이자, 균형된 축산 정책 추진의 제도적 근간인 축산법 체계를 훼손할 우려가 있습니다.
둘째, 별도 ‘한우법안’ 제정시 돼지·닭·계란·오리 등 타 축종에 대한 균형 있는 지원이 어려워질뿐만 아니라 축종간 형평성이 저해되고, 한정된 재원 범위에서 축종별 농가 지원 경쟁 등으로 결국 전체 축산 농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셋째, 다른 축종에 대한 축종별 산업지원법 난립으로 이어질 경우, 행정·입법 비효율성을 초래합니다.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현안이 발생하여 제도 개선을 추진하려면 개별 법들을 각각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적시 대응이 곤란하여 축산농가 등에게 어려움이 발생할 우려가 큽니다.
이에, 농식품부 장관으로서 정부 및 농어업인단체와 충분한 협의 없이 ‘회의소법안’과 ‘한우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된 데 유감을 표하며, 대한민국헌법 제53조 제2항에 따라 두 개 법안에 대하여 재의요구안을 제안하였고, 정부는 5월 29일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국회에 재의를 요구하도록 대통령께 건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정부는 농어업인의 경제·사회적 지위를 높이고 정책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회의소와 같은 별도의 조직을 설립하는 대신, 현행 주요 농어업인 연합체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보다 체계적·효율적인 소통방안을 마련하고,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식품부 내 분야별 주요 심의회 등 다양한 의견수렴 경로를 활용하여 농어업인과의 소통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한우산업에 대한 지원은 계속될 것이며, 현 축산법의 취지를 살려 축산업 전체의 발전과 모든 축산인들이 골고루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22대 국회 개원 직후 축산법 개정을 즉시 추진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농업ㆍ농촌의 미래를 위하여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정부서울청사= 박시경 k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