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이상고온으로 보리, 밀에 병원체가 침입할 수 있는 환경이 2개월간(2월 중순~4월 중순) 지속됐다. 기온이 더 오르는 4~5월부터는 병원균 활동이 더욱 왕성해지므로,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특히 이삭이 패는 4월부터 알곡이 익어가는 생육 후기까지 발생하는 붉은곰팡이병은 매년 품질과 수량 저하를 유발하므로, 더욱 주의한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보리, 밀 출수기 전후에 나타나는 붉은곰팡이병, 밀 껍질마름병과 함께 이른 봄부터 감염돼 피해가 커질 수 있는 잎집눈무늬병, 위축병 등을 철저히 방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 붉은곰팡이병 낟알이 암갈색으로 변하고 알이 차지 않으며 심한 경우 분홍색 곰팡이가 껍질을 덮는다. 보리, 밀을 포함한 귀리, 벼,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에서 발생한다. 이상기상이 반복되면서 10년에 한 번 나타나던 병 발생이 최근에는 매해 거르지 않고 있다. 2024년에도 출수기 이후 이삭이 익어가는 4월 말부터 5월 초 사이 잦은 비와 고온으로 병이 심하게 발생해 수확량과 품질이 크게 떨어졌다.
이삭 팰 때부터 수확 전까지 비가 많이 오거나 상대습도가 90% 이상인 날이 3일 이상 계속되고 평년보다 따뜻하면 감염된 식물체의 병 증상이 나빠지며 피해가 커진다. 병에 걸리면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이삭팰 때부터 시기에 맞춰 약제를 뿌린다. 병 진전을 늦추려면, 물 빠짐길(배수골)을 정비해 재배지 습도를 낮추고, 비 예보가 있으면 미리 약제를 살포해 병 침입을 막는다.
붉은곰팡이병은 수확 후에도 알곡에서 증식할 수 있으므로, 맑고 건조한 날 수확해 신속히 건조한 후,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 알곡 표면의 붉은곰팡이병균 증식을 예방한다.

◈ 껍질마름병 최근 밀에서 피해가 많이 나타나며, 이삭 팬 후 낟알 껍질이 짙은 갈색으로 변한다. 잎에서 작은 갈색반점이 형성되며, 노란 달무리(halo)에 싸인 갈색의 둥근 모양으로 커진다. 주변 병징들과 합쳐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 잎이 갈라진다. 아직 등록 약제가 없으므로 건전 종자를 사용하고, 식물잔재를 제거하는 등 재배지 위생을 관리한다.
◈ 잎집눈무늬병 초봄에 기온이 갑작스럽게 상승하면, 주로 건조한 사질 토양에서 잎집눈무늬병이 침입하여 눈 모양의 병징을 형성한다.
토양 전염 곰팡이인 병원체가 줄기 아랫부분을 통해 침입해 타원형의 갈색 병징을 만들고, 잎집을 따라 위로 퍼지기도 한다. 심해지면 줄기 하부가 부패해 이삭이 하얗게 마르거나 식물체가 쓰러진다. 줄기 아래쪽을 세심히 살펴 병징이 확인되면 즉시 등록 약제로 방제한다. 병 발생이 심한 재배지에서는 수확 후 잔재물을 수거한다.
◈ 위축병(BYDV)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병이지만, 진딧물이 옮기므로 진딧물을 방제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최근 따뜻한 겨울과 초봄 고온에서 진딧물 월동률이 높아지고 활동 시기가 당겨지면서 피해가 우려된다. 감염되면 잎이 노랗거나 붉은색 혹은 보라색으로 변하고, 생육이 불량해져 생장이 불안정해진다.

위축병은 불량한 기상 환경, 토양산도 등 환경 스트레스나 다른 병과 결부될 때 피해가 더욱 커진다. 월동한 보독 진딧물이 병을 옮겨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으므로 진딧물이 보이는 즉시 적용약제를 살포한다.
농촌진흥청 작물환경과 박향미 과장은 “이른 봄의 고온과 잦은 비로 보리,밀에 나타나는 병해 양상이 달라지고 있어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라며, “초봄에 감염된 병 피해가 심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병 발생을 살피고 적기 방제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나남길 k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