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2026년 농촌진흥사업?...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에게 듣는다!

대한민국 농업의 지도를 바꾸는 농촌진흥청이 2026년을 '성과 창출의 골든타임'으로 강조하고 나섰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최근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연구센터에서 열린 ‘2026년 농식품전문지 기자간담회’를 통해 5대 핵심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운 파격적인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단순히 연구를 위한 연구가 아닌, 현장에서 농민이 손에 쥘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주요 내용들을 발췌했다. <편집자>
■ 1,900명 조직의 '좌표' 설정… "모두가 주인공인 R&D 시스템"
이승돈 청장은 전문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와 내년은 농진청의 역량이 국민의 삶 속에서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야 하는 시기"라고 못 박았다. 이 청장이 부임 후 가장 먼저 손질한 것은 보고 체계와 실행 전략이다.
기존의 포괄적인 업무 보고 방식으로는 1,900여 명에 달하는 방대한 조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 청장은 "5대 핵심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실천 계획을 구체화하여, 신입 연구원부터 고위 공직자까지 조직의 전체 방향성 내에서 자신의 '좌표'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관리의 편의성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다. 연구자들이 자신의 과업이 국가 농업 정책의 어느 부분에 기여하는지 자각할 때 창의적이고 책임감 있는 성과가 나온다는 이 청장의 평소 소신이 반영된 결과다.
■ 5대 대표 프로젝트: 농업 현안 해결의 ‘타격대’
농진청이 설정한 5대 핵심 프로젝트는 현 농업계의 가장 아픈 곳을 찌르는 동시에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 AI 대전환?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농업 전 과정에 인공지능을 이식한다. 기상 데이터와 작물 생육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의 수확 시기를 예측하고, 노동력이 많이 드는 작업에 지능형 로봇을 투입하는 시스템을 보편화한다.
◇ 병해충 종합 대응?
기후 변화로 인해 돌발 병해충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농진청은 '디지털 병해충 예찰 시스템'을 고도화하여 발생 초기 적기 방제가 가능하도록 한다. 특히 과수화상병 등 국가 관리 병해충에 대한 방어벽을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 밭농업 기계화
논농사의 기계화율이 99%에 달하는 반면, 밭농업은 여전히 60%대에 머물러 있다. 농진청은 재배 양식 표준화와 맞춤형 농기계 개발을 통해 파종부터 수확까지 전 과정을 기계화함으로써 고질적인 인력난을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 농업인 안전?
농업은 산업 재해율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농진청은 농작업 중 발생하는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보호 장구 보급과 안전 교육은 물론,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어시스트 수트 개발 등 공학적 해법을 동시에 추진한다.
◇ 농업경영 혁신?
잘 키우는 것만큼 잘 파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에 기반한 수급 안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농가별 경영 진단을 통해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 이는 곧 농가 소득 안정화라는 결실로 이어진다.

이 청장은 "5대 프로젝트에 포함되지 않은 과제라고 해서 소홀히 하겠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라며 "모든 과제는 지속하되, 올해와 내년에는 이 5개 분야에 기관의 가용 자원을 집중 투자해 확실한 성공 사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성과가 난 프로젝트는 '졸업'시키고 미진한 과제는 재정비하는 '성과 기반 일몰제' 도입을 시사해 조직 내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 2026년 R&D 투자, '식량주권'과 '미래 기술'에 4,000억 집중
농진청은 이날 간담회에서 총 6대 전략 분야에 대한 R&D 투자 계획도 상세히 공개했다.
2026년 투자 규모를 살펴보면 농진청이 바라보는 우리 농업의 우선순위가 명확히 드러난다.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분야는 식량주권(798억 원)이다. 밀과 콩의 자급률 제고는 물론, 쌀 가공산업의 핵심인 가루쌀(바로미2)의 안정적 생산 체계 구축에 사활을 건다.
이어 농업의 미래 가치를 높이는 그린바이오(641억 원)와 농업의 지능화를 위한 디지털 전환(562억 원) 분야가 뒤를 잇는다.
또한, 전 지구적 과제인 기후대응(454억 원) 분야에서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저탄소 재배 기술 보급에 주력한다. 우리 농업기술의 영토를 넓히는
K-농업기술 확산(449억 원)과 지역의 자생력을 키우는 균형성장(267억 원) 분야 역시 소홀히 할 수 없는 핵심 축이다.

김춘송 농진청 연구정책국 연구정책과장은 “농업과학기술을 기반으로 국가 농업 현안을 해결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2026년 R&D의 핵심 지표”라고 부연했다.
■ 실천하는 농진청, "현장이 답이다"
이번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장성'이다. 농진청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치유농업의 산업화', '청년농업인 영농 정착 기술 지원', '농식품 수출 지원' 등 농민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수 있는 실용적 기술 보급에 집중한다.
특히 청년 농업인 지원은 인구 소멸 위기의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핵심 과제다. 단순히 정착 자금을 주는 것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팜 운영 노하우와 실패 없는 농업 경영 컨설팅을 패키지로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K-농업기술의 글로벌 확산은 우리 농기계와 종자, 재배 시스템이 해외 시장으로 뻗어 나가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국내 농산업 전반의 파이를 키우는 전략이기도 하다.
■ "말보다 실행"… 2월 말 기관장 업무 보고로 최종 확정
현재 농진청 내부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다. 이번 계획은 이른바 '따끈따끈한' 초안이지만, 이미 '농업기술혁신협의회'를 통해 매주 1~2회씩 강도 높은 토론과 검증을 거치고 있다.
이 청장은 "이번에 발표한 내용은 내부 논의를 통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는 안"이라며 "1월까지 세부 과제 정리를 마무리하고, 2월 말 예정된 기관장 업무 보고를 통해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때가 되면 1,900여 명의 농진청 직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마스터플랜'이 완성된다.
이 청장은 마지막으로 "2월 말까지는 올해 추진할 실천 계획이 모두 확정될 것"이라며 "조직 전체가 같은 방향을 보고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성과 중심의 농진청, 농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까?
2026년 농진청의 행보는 과거와 사뭇 다르다. 나열식 보고에서 탈피해 '선택과 집중'을 택했고, 연구실에 갇힌 기술이 아닌 '현장에서 환영받는 기술'에 방점을 찍었다.

기후 위기와 인구 절벽이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 선 한국 농업. 농촌진흥청이 제시한 5대 프로젝트와 성과 중심의 경영 전략이 우리 농촌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지 농업계의 기대와 함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나남길 kenews.co.kr